의료 AI는 오랫동안 “얼마나 정확하게 찾는가”라는 질문 속에서 발전해 왔습니다. 결절 검출률, 민감도, 특이도와 같은 성능 지표는 기술의 우수성을 증명하는 유일한 기준이었습니다. 하지만 2026년 현재, 글로벌 의료 AI 산업의 패러다임은 ‘성능’에서 ‘운영(Operation)’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습니다.
알고리즘을 넘어 ‘운영 구조’로
전 세계 영상의학 현장은 구조적 병목 현상에 직면해 있습니다. 저선량 흉부 CT(LDCT)를 활용한 국가 검진은 확대되고 데이터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지만, 이를 판독할 전문 인력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이제 AI는 단순히 암을 찾는 도구가 아닙니다. 전체 판독 업무량의 70% 이상을 감소시킬 수 있는 '1차 판독자(First Reader)'로서, 의료진이 고난도 판단에 집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의 하중을 재배치하는 ‘운영 시스템(Operating System)’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기회적 발견’과 데이터 활용 밀도의 극대화
진정한 의료 DX(디지털 전환)는 새로운 장비를 들이는 것이 아니라, 기존 데이터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입니다.
한 번의 흉부 CT 촬영으로 폐암뿐만 아니라 심혈관 질환, 만성 폐질환 등을 동시에 분석하는 ‘기회적 발견(Opportunistic Finding)’은 의료 자원의 낭비를 줄이고 환자 중심의 통합 진단을 가능하게 합니다. 분절된 솔루션이 아닌, 통합 플랫폼 기반의 분석이 필수가 된 이유입니다.
정책과 기술의 결합, 표준이 곧 해자가 되는 시대
독일이 폐암 검진 체계에 AI 활용을 제도화하고 급여화를 추진하는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기술이 국가 정책 및 가이드라인과 결합하는 순간, AI는 대체 가능한 '솔루션'이 아닌 시스템의 '표준(Standard)'이 됩니다.
코어라인소프트가 FDA 승인과 글로벌 검진 프로젝트를 통해 증명하고자 하는 가치 역시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단일 성능 경쟁을 넘어, 각국의 운영 프로토콜과 긴밀히 연동되는 지속 가능한 인프라를 설계합니다.
AI의 다음 단계: 지속 가능한 의료 인프라
AI 진단의 뉴노멀은 “얼마나 잘 찾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드는가”에 있습니다. AI는 이제 전기나 통신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의료 시스템을 지탱하는 공공적 인프라가 되어야 합니다.
의료 AI의 여정은 기술의 완성이 아니라, 인류 건강 시스템의 효율과 형평성을 동시에 높이는 과정입니다. AI가 조용히 시스템을 지탱하는 기반이 될 때, 비로소 진정한 의료 혁신은 완성될 것입니다.